성북구 길음1동 주민센터‘경성한글교실’ 만들었다!

입력 2014년09월24일 03시15분 이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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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종합뉴스/이경문 기자]   성북구 길음1동은 지역 내에서 어르신사랑방이 제일 많은 동(17개소)으로 구 전체의 10.8%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어르신들도 많은 가운데, 특히 일제 치하와 광복, 6‧25전쟁 등 역사적인 시대를 살아온 7,80대 어르신들이 최소한의 교육의 기회도 갖지 못한 점에 착안한 길음1동 주민센터는 어르신들만을 위한 ‘한글교실’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15일, 한글교실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길음뉴타운 9단지 임대 경성경로당(회장 박한서)에 모인 8명의 어르신들은 평소 “죽기 전에 한글을 배우는 것이 소원”이라고 종종 이야기해왔다.

이에 경로당 회장과 관리소장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길음1동 주민센터는 어르신들을 친절히 가르쳐 줄 한글선생님을 찾았고, 8월말 초등학교를 퇴임한 교장선생님이 선뜻 재능기부 의사를 밝혀 무료로 한글을 강의하기로 했다.

공책과 필기도구는 동 주민센터에서 준비했고, 장소와 칠판은 어르신사랑방에서, 교재자료는 선생님이 직접 준비했다.

어르신들은 공책과 필통에 선생님의 도움으로 이름을 쓰면서 “이게 내 것이냐”, “내 공책은 처음 가져보네”, “필통이 너무 예쁘다”며, 초등학생처럼 들뜬 표정이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는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우려는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수업에 임하는 모습은 하나같이 사뭇 진지했다. 처음 하는 글공부에 힘들 법도 하지만 재미있다며 본인이 쓴 글을 한참 바라보기도 했다. 

경성한글교실의 유일한 한글강사인 이하영 교장선생님은 “마치 초등학생들처럼 한글을 신기한 듯 써보며 따라 읽는 어르신들을 보니 왜 진작 가르쳐드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개인적인 사정으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더 많이 우리 한글교실을 찾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늦게나마 배움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경성한글교실’에서 어르신들은 매주 월요일 경성경로당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한글 공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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