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장 '대학산하 연구원 운영위원 일방 교체…' 의대 교수들 반발

입력 2020년03월23일 09시21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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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14명의 연구원 운영위원 가운데 6명 최근 교체....

[여성종합뉴스/민일녀] 가천대학교 의무부총장을 겸임하는 가천대 길병원장이 대학 산하 연구원의 운영위원을 일방적으로 교체해 의과대학 일부 교수들이 반발하고 있다.


23일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들에 따르면 김양우(67) 길병원장은 지난달 10일 인천시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대강당에서 이 연구원 소속 의대 교수 20여명에게 "이런 엉터리 같은 집단이 있느냐"며 운영위원회 구성을 바꾸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후 김 원장은 같은 달 말 기존 연구원 운영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설립 목표인 글로벌 선도 연구소로 도약하기까지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며 "연구원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암당뇨연구원은 가천대가 경원대와 통합하기 전인 2008년 가천의과학대학교 시절 600여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가천대 의대 교수 30여명이 이 연구원에서 암과 당뇨병뿐 아니라 각종 질환의 원인과 예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원 운영위원은 15명 안팎의 가천대 의대 교수들로 이뤄지며 연구팀 구성, 논문 실적 관리, 연구실 배정 등을 의결한다.


김 병원장은 지난달 공언대로 기존 14명의 연구원 운영위원 가운데 6명을 최근 교체했다.


교체된 교수들은 2년인 임기가 1년 6개월가량이나 남은 상태에서 사실상 일방적으로 운영위원에서 배제됐다며 이 과정에서 연구원의 운영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규정에는 운영위원은 연구원장의 추천을 받아 총장이 임명하게 돼 있지만, 의무부 총장인 김 병원장이 사실상 운영위원 교체를 주도했다.


연구원 소속인 일부 가천대 의대 교수들은 김 병원장이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연구원을 운영하려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가천대 의대  모 교수는 "그동안 줄곧 연구원의 민주적인 운영을 요구한 교수나 연구력이 뛰어난 기존 운영위원은 이번에 배제하고, 연구력이 떨어지지만 연구원 보직 교수와 친분이 있는 교수 중 일부가 운영위원에 새로 임명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운영위원 중 일부를 갑자기 바꾼 것은 독단적으로 연구원을 운영하려는 목적"이라며 "일방적인 통보성 지시는 구성원 사이의 신뢰성과 유대성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원 소속 또 다른 교수도 "지난달 10일 김 병원장이 의대 교수들을 모아 놓고 운영위원회를 바꾸겠다고 말할 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며 "스승과 제자 사이도 아니고 같은 교원의 입장으로 간담회를 한 건데 소통 방식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병원장은 일부 운영위원 교체는 연구원의 연구 실적 등을 개선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하고  길병원 홍보실을 통해 "운영위원 교체를 총장에게 따로 보고하진 않았다"면서도 "총장이 암당뇨연구원을 잘 챙기라고 해 책임 의식을 갖고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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