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 대화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

입력 2019년12월08일 11시17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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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타협, 리더십, 권력의 무게와 책임 등을 놓고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마침내 오랫동안 가슴을 짓눌러왔던 각자의....

'두 교황'넷플릭스 제공
[여성종합뉴스] 넷플릭스 영화는 지난2013년 가톨릭 역사상 약 600년 만에 교황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현재의 교황 프란치스코 실화를 바탕 '두 교황'은 대화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으로 '진정한 대화란 이런 것일까. 농담 같은 선문답을 주고받다가도, 신념과 철학 앞에선 한 치 양보 없이 설전을 벌이며 서로의 약점과 고통을 함부로 들추지 않고 각자 마음속에 묻어둔 비밀을 힘겹게 꺼내 보일 때는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 둘의 대화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동시에 상대방의 실수를 용서하는 '구원의 과정'이다.

마치 남의 고해성사를 듣다가 자신의 영혼마저 정화되는 것 같은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2005년 베네딕토 16세는 콘클라베를 통해 교황직에 오른다.
 
그가 즉위한 뒤 교회는 더욱 보수화하고 바티칸은 각종 추문에 휩싸인다.


7년 뒤, 교회에 실망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베르고글리오(현 프란치스코 교황) 추기경은 수차례 바티칸에 사직서를 내지만 회신을 받지 못한다.

 

바티칸이 스캔들로 몸살을 앓던 시점, 베네딕토 16세는 마침내 베르고글리오를 바티칸으로 불러들여 일대일 면담을 한다.
 

영화는 퇴임을 마음먹은 베네딕토 교황과 사직서를 품에 넣은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며칠간 함께 지내면서 논쟁과 협상을 벌이는 과정을 담는다.
 

제목만 보고 엄숙한 종교 영화일 거라는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신 앞에서 가장 인간적인, 두 남자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다.


베르고글리오는 남미 출신답게 축구 경기 중계에 열광하고, 휘파람으로 '댄싱퀸'을 흥얼거리기도 한다.

직접 비행기표를 예약하러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다가 교황과 이름이 똑같다며 장난 전화로 오해받기도 한다.

권위를 벗어던지고 대중과 함께 숨 쉬는, 소탈하고 검소한 추기경, 훗날 교황의 모습이 그려진다.


베네딕토는 교회 정통을 지키며 대중과 떨어진 채 은둔 생활을 하지만 그 역시 일상에서는 피아노를 즐겨 치고, TV 드라마를 애청하는 평범한 노인일 뿐이다. 그는 "주님 음성을 듣는 영적인 보청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는다.


변화와 타협, 리더십, 권력의 무게와 책임 등을 놓고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마침내 오랫동안 가슴을 짓눌러왔던 각자의 약점을 털어놓는다.

아울러 그 약점은 단순한 주홍글씨가 아니라 더 나은 인간, 혹은 지도자가 되기 위한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주제는 가볍지 않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하고 유머가 넘친다. 가톨릭교회 안의 비밀스러운 권력 이양 과정을 다룬 스토리 역시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도 상당히 공들여 묘사했다.
 
투표용지가 붉은 실에 꿰어지는 모습, 투표 결과에 따라 굴뚝과 난로에서 검은색, 흰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과정이 상세히 그려지는데, 그 자체로 볼거리다.

실물 크기로 재현한 시스티나성당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베네딕토 16세를 연기한 앤서니 홉킨스와 베르고글리오 추기경 역 조너선 프라이스 두 연기 거장의 연기 호흡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감동을 준다.

'연기 신(神)'이라는 수식어는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둘은 서로 경쟁하듯 선율을 주고받다가 클라이맥스에 달할 때는 합주로 감정을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중간중간 삽입된 뉴스 화면 속에서 뛰쳐나온 것처럼 실제 인물들과 싱크로율이 상당하다.
 

'보헤미안 랩소디' '다키스트 아워' 각본을 쓴 앤서니 매카튼이 세상에 알려진 두 사람의 신념이나 발언에 기초해 두 인물의 논쟁을 재구성했다.


메가폰을 잡은 브라질 출신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그린 영화다. 관용과 용서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달 11일 극장 개봉하며,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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